영성지도

성인이 될 ‘재목’. 어떤 사람을 두고 “그는 성인이 될 재목이다”라는 얘기를 합니다. 성인들은 ‘재목’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제쳐놓고라도 ‘재목’을 갖춘 것만으론 충분치 않습니다.

지도자에 대한 지극한 순명과 하느님의 은총에 즉각 응답하는 준비자세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지도자에게 자신을 내맡기지 않는다면, 성스러운 사람에게 새겨져야 하는 그리스도상은 결코 나타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말한 그 ‘재목’은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땔감용 통나무 밖에 안될 것입니다. 만약 그것이 좋은 ‘재목’이라면 더욱 좋은 땔감만 될 뿐 입니다.

성령과 사귀십시오. 위대한 영, 그대를 성화하는 영 말입니다. 

그대가 하느님의 성전이라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성령께서는 그대의 영혼 한복판에 계십니다. 그분께 귀를 기울이고 온순하게 그분의 영감에 따르십시오.

성령의 일을 방해하지 마십시오. 자신을 정화하려면 그리스도와 일치하십시오. 그분과 함께 모욕과 침 뱉음과 구타와 가시관을… 체험하십시오. 그분과 함께 십자가의 무게와 육신을 찢는 못들과 버림받은 죽음의 고뇌를… 체험하십시오. 

그리고 우리 주 예수님의 열린 옆구리로 들어가 그분의 뚫린 성심안에서 안전한 피난처를 찾으십시오.

그대는 이 건전한 가르침을 언제나 마음에 새겨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돌풍과 폭풍을 뚫고 내적생활의 암초 사이 사이로 영혼을 인도하기엔 자기 자신의 마음은 사악한 충고자이며 형편없는 선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빛과 지식을 갖춘 거룩하신 스승, 즉 예수님이 그 배의 지휘를 맡아 우리를 안전한 항구로 인도하는 것이 곧 하느님의 뜻입니다.

그대는 건축사 없이는 이 지상에 좋은 집을 짓겠다는 생각을 아예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영적 지도자 없이 어떻게 천국에서 영원히 사는 데 필요한 성화의 성을 쌓겠단 말입니까?

일반신자가 윤리스승처럼 행세한다면 그는 자주 오류를 범하게 됩니다. 일반신자는 제자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영적 지도자. 그대에게는 그분이 필요합니다. 헌신하기 위해서, 포기하기 위해서… 순종하기 위해서. 그대의 사도직을 이해하고 하느님의 뜻을 알고 있는 영적 지도자가 그대에게 필요합니다. 그런 분은 그대의 임무를 존중하면서 그대의 영혼 안에 계시는 거룩하신 성령의 일을 효과적으로 도울 것이며, 그대를 평화로 가득 채우고, 그대의 사업이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줄 것입니다.

그대는 스스로 상당한 사람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대의 연구논문, 그대의 학술조사, 그대의 출판물이나 그대의 사회적 지위, 그대의 가문, 그대의 정치적 활동, 또 그대의 관직, 그대의 재산, 그대의 나이…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죠! 

바로 이 모든 점 때문에, 그대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그대의 영혼을 위해 영적 지도자가 필요한 것입니다.

악마의 그런 암시들을 그대의 영적 지도자에게 숨기지 마십시오. 그것들을 고스란히 털어놓을 때, 그대는 승리하고 하느님으로부터 더 많은 은총을 얻게 됩니다. 그외에 그대가 계속 승리할 수 있게 하는 영적 아버지의 조언과 기도도 갖추고 있습니다.

자신을 아는 일과 영적 지도자에게 그대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일을 왜 망설이는 겁니까?

자신이 알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린다면 그대는 엄청난 승리를 거둘 것입니다.

사제는, 그가 누구든 언제나 또 한분의 그리스도입니다.

그대도 잘 알겠지만, 사제는 ‘또 한분의 그리스도’라는 것, 그리고 거룩하신 성령께서 말씀하셨던 바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려 합니다. “나의 그리스도들에게 손대지 마라 Nolite tangere Christos meos”

사제 Presbyter. 어원적으로 볼 때 그 말은 노인을 의미합니다. 나이든 사람들이 마땅히 공경을 받아야한다면 사제는 얼마나 더 공경받아 마땅한가를 생각하십시오.

어떤 상황에서도, 그가 누구든 사제를 놀리는 것은 얼마나 교양이 없고 또 존경심이 부족한 짓인지!

나는 거듭 말합니다. 그대가 보기에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해도 사제에 대한 그런 놀림과 농담은 언제나 야비하고 무례합니다.

우리는 사제직의 순결을 얼마나 찬양해야 하는지! 그것은 사제직의 보물입니다. 어떤 폭군도 교회로부터 이 왕관을 빼앗을 수 없습니다.

사제가 품위를 잃게 되는 상황에 빠뜨리지 마십시오. 품위는 점잔빼는 것이 아니라 소박하게 지녀야 할 한가지 덕입니다. 

“주님, 제게 팔십 노인의 품위를 허락해주십시오” 

우리 친구 가운데 한사람, 그 젊은 사제는 그것을 위해 얼마나 열심히 기도했는지 모릅니다. 

그대도 모든 사제가 품위를 지닐 수 있게 기도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대는 좋은 일을 한 것입니다.

마음이 아프지요? 심장이 단검에 찔린 것처럼. 그대가 몇몇 사제를 흉봤다고 사람들이 하는 소리를 들으니 말입니다. 그대가 괴로워하는 것을 보니 기쁩니다. 이제 그대가 훌륭한 정신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한다면서도 사제를 공경하지 않는 것… 이런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노아의 착한 아들들처럼, 그대의 아버지인 사제에게서 볼 수 있는 나약함을 사랑의 외투로 덮으십시오.

영성생활에 규칙이 없다면 질서도 결코 갖지 못할 것입니다.

영성생활의 규칙에, 스케줄에 자신을 묶어두는 것은 너무 단조로울 거라고 그대는 내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대답했습니다. “그대가 주님의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에 단조로운 것입니다”

정한 시간에 기상하지 않으면, 그대는 영성생활의 규칙을 결코 실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질서없는 덕? 그거 참 희한한 덕이군요!

질서가 있으면 그대의 시간은 배로 증가할 것이고, 그리하여 하느님을 섬기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함으로써 그분께 더 많은 영광을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언어로 된 이 챕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