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 목록

2«하느님의 친구들»에 생활 규범 → 참회 행위 항이 있음.

이제 진지하게 결심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님을 향한 사랑으로 제대로 살아보겠다고 굳은 결심을 할 수 있도록, 또한 여러분의 모든 극기 고행이 순수한 지향 안에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주님께 도움을 청하십시오. 여러분이 감실 옆의 깜빡거리는 램프처럼 은은하고 조용하게 주님께 봉사할 수 있도록 간청하십시오. 여러분 마음의 문을 두드리시는 거룩한 손님께 확고한 답변을 드릴 수가 없다면, 저의 말을 잘 경청해 보십시오.

참회는, 비록 여러분의 몸과 마음이 저항하고 헛된 망상 때문에 빠져나가려 하더라도, 여러분 스스로 정한 시간표대로 정확하게 이행하여야 합니다. 제 시간에 시작하고, 분명한 이유가 없이는 어렵고 힘든 일이더라도 나중으로 미루어서는 안 됩니다.

참회란 하느님과 이웃, 그리고 여러분 자신에 대한 의무를 받아들여, 해야 할 일 하나하나에 필요한 시간을 스스로 찾아내는 것입니다. 참회자는 지쳐서 기운이 없거나 마음이 냉랭해지더라도 기꺼이 기도 시간을 지켜야 합니다.

참회란 여러분 자신의 가족부터 시작해서 여러분 주변 사람들에게 언제나 사랑을 넉넉하게 베푸는 것을 의미합니다. 고통받는 사람, 병약한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해야 합니다. 비록 짜증나고 성가시게 하는 사람들에게도 인내롭게 응대해야 합니다. 또한 필요한 상황이 된다면, 특히 정의롭고 공정한 이유로 다른 사람들을 위해 필요하다면, 우리의 계획과 일을 중단하거나 변경해야 합니다.

참회란 성가신 일이 날마다 수도 없이 생기더라도 명랑함을 잃지 않는 것이며, 비록 일을 시작할 때 지녔던 열정을 순간적으로 잃었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고, 대접받은 음식이 무엇이더라도 신경 쓰지 않고 기쁘게 먹는 것입니다.

부모들에게, 그리고 대개 감독하거나 가르치는 사람들에게 참회란, 필요할 때마다 바로잡아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의 상황도 고려하고 잘못의 유형도 참작하여야 하며, 겁을 먹거나 감정적으로 되어 객관성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참회의 정신은, 우리가 그린 장밋빛 청사진, 절묘한 솜씨로 대성공을 거두는 미래 모습에 너무 집착하지 않도록 합니다. 우리의 3류 솜씨를 접어두고 모양과 색상을 주님의 선택에 맡긴다면 얼마나 기뻐하시겠습니까!

(생각나는 대로 이미 여러 이야기를 하였지만) 여러분이 날마다 하느님과 이웃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더 자세하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제가 위대한 참회를 폄하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입니다. 우리 주님께서 그 길로 이끌어 주신다면, 오히려 그러한 참회는 매우 훌륭하고 거룩하며 필요하기까지 할 것입니다. 다만 언제나 여러분의 영적 지도자에게 허락을 받는 것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교만의 결과인 타락의 심각성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참회를 하는 것이 적절하겠습니다. 다른 한편, 여러분이 계속해서 자그마한 것일지라도 내적 싸움에서 승리하여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리기를 열망한다면, 자신이 위대한 영웅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이나 교만이 스며들 여지도 거의 없을 것입니다. 예컨대 웃고 싶지 않을 때에도 웃는 것입니다. 장담하건대, 웃음은 때때로 고행용 의복을 한 시간 동안 입고 있는 것보다 더 어렵습니다. 우리는 사소한 것도 드릴 것이라고는 거의 없지만, 무엇이든 기쁘게 받아주시는 아버지를 둔 어린아이처럼 살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언제나 극기 고행을 해야 할까요? 그렇습니다. 다만 거기에는 사랑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 보물을 질그릇 속에 지니고 있습니다. 그 엄청난 힘은 하느님의 것으로, 우리에게서 나오는 힘이 아님을 보여 주시려는 것입니다. 우리는 온갖 환난을 겪어도 억눌리지 않고, 난관에 부딪혀도 절망하지 않으며, 박해를 받아도 버림받지 않고, 맞아 쓰러져도 멸망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예수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지고 다닙니다. 우리 몸에서 예수님의 생명도 드러나게 하려는 것입니다”(2코린 4,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