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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는 십자고상를 주제로 하는 7 항이 있음.

외롭고, 주목도 끌지 못하고, 가치도 없고… 몸이 달리지 않은 초라한 나무십자가를 볼 때마다, 그 십자가가 곧 그대의 십자가라는 점을 잊지 마십시오. 매일같이 짊어져야 하고 쉽게 눈에 띄지도 않고 광휘도 위안도 없지만 못박힐 몸을 기다리는 그 십자가의 주인공은 바로 그대여야 합니다.

그대는 내게 묻습니다. 

“무엇 때문에 저 나무십자가를?” 그래서 나는 *어느 편지를 인용합니다. 

“제가 현미경에서 눈을 뗄 때, 제 시선은 검고 텅 빈 십자가를 응시하게 됩니다. 몸이 달리지 않은 그 십자가는 하나의 상징입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피곤해 막 일을 포기하려고 할 때, 저는 다시 현미경에 눈을 대고 일을 계속합니다. 왜냐하면 그 외로운 십자가가 그걸 지고 갈 두 어깨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여기에 인용된 편지는 후안 히메네스라는 의사가 1938년 5월에 쓴 것입니다.

그대의 십자고상.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대는 십자고상을 지니고 다녀야 합니다. 그것을 일하는 책상 위에 올려놓으십시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거기 입을 맞추십시오. 그대의 가엾은 육체가 영혼에게 저항할 때도 그대의 십자고상에 입을 맞추십시오!

비결이 뭐냐고요? 

베드로와 바울로, 도미니코와 프란치스코, 이냐시오와 하비에르의 것과 똑같습니다. 

십자가와 복음. 혹시 그것들이 시시해보입니까?

십자가의 길. 이것이야말로 강하고 알찬 신심입니다! 그대는 금요일마다 주님의 수난과 죽음의 14처를 묵상하는 습관을 지니십시오. 한주간을 지낼 힘을 얻게 되리라는 것을 나는 장담합니다.

주님, 만일 당신의 뜻이라면 저의 이 가엾은 육신을 십자고상으로 만들어주십시오.

그대는 기억합니까? 해가 질 무렵 그대와 나는 기도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근처에서 물의 속삭임이 들려왔습니다. 까스띠야 지방, 오후 한시, 정적 속에서, 아직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고 있다고 고뇌에 찬 탄식을 하고 있는 여러 나라 수많은 사람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대는 스스럼없이 십자고상에 입을 맞추면서 사도 중에 사도가 되게 해달라고 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