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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만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때, 혹시 독재자나 지배자의 행동을 상상할지 모르겠습니다. 전쟁 영웅을 영접하는 군중의 환호성 가운데, 개선문의 하얀 대리석에 자신의 영광스러운 이마가 닿지 않도록 머리를 숙이는 로마 황제를 연상하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현실을 살펴봅시다. 이러한 유형의 교만은 오직 망상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서만 발견됩니다. 우리는 이보다 더 교묘하고 더 빈번한 교만의 다른 형태와 싸워야 합니다. 내 것이 남의 것보다 더 낫다고 여기는 교만, 허영에 가득 찬 말과 생각과 행동, 아무런 모욕 의사가 없는 말과 행위에 대하여 분노하는 거의 병적인 과민 반응 등이 그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유혹입니다. 모든 것이 태양인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돌아가야 한다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그 교만한 사람은 이 어리석은 착각을 충족시키려고 거짓으로 아픈 척, 슬픈 척하여 다른 사람들의 주의를 끌어들이고 야단법석을 치르게 합니다.

많은 사람의 경우에 자신의 내적 생활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대부분은 자기가 상상한 것들입니다. ‘사람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나는 인정을 받고 있는지’ 등입니다. 그 불쌍한 영혼은 자신의 어리석음 때문에 의심을 품고 있습니다. 이 가엾은 상황에서 그에게는 모든 것이 쓰라린 아픔이고, 자신도 다른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합니다. 이 모든 것은 그가 겸손해지기를 바라지 않기 때문이고, 하느님에 대한 사랑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일에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놓는 법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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