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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브리엘 대천사가 처녀 마리아에게 지극히 높으신 분의 계획을 알리는 신묘한 순간을 생각해 봅시다. 우리의 어머니께서는 경청하시고, 주님께서 자신에게 바라시는 것이 무엇인지 더 잘 이해하려고 한 가지 질문을 하십니다. 그러고는 확고하게 ‘피아트(Fiat)!’, 곧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하고 응답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 뜻에 따라 결정하는 자유, 모든 사람을 위한 최선의 자유가 맺은 열매입니다.

이러한 자유에 대한 찬미는 가톨릭 신앙의 모든 신비들 안에 깃들어 있습니다. 거룩하신 성삼위께서는 자유로운 사랑의 분출로써 세상과 인간을 무로부터 창조하셨습니다. 거룩하신 말씀께서는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우리의 살을 취하시고, 자신을 하느님께 맡기시는 놀라운 자유의 표양을 보여 주셨습니다. “보십시오, 하느님! 두루마리에 저에 관하여 기록된 대로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히브 10,7). 죄의 노예가 된 인류를 구원하시려고 하느님께서 정하신 때가 왔을 때에,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겟세마니에서 피땀을 흘리시며 고뇌하십니다(루카 22,44 참조). 그분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 기꺼이 조건 없이 희생을 받아들이십니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양처럼 털 깎는 사람 앞에 잠자코 서 있는 어미 양처럼 그는 자기 입을 열지 않았다”(이사 53,7). 그분은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이미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길이 당신 자신이 아버지께 이르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알게 하시려고 열정을 다해 이야기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내가 목숨을 내놓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신다. 그렇게 하여 나는 목숨을 다시 얻는다. 아무도 나에게서 목숨을 빼앗지 못한다. 내가 스스로 그것을 내놓는 것이다. 나는 목숨을 내놓을 권한도 있고 그것을 다시 얻을 권한도 있다”(요한 10,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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