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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관상의 길에 있다는 이유로 온갖 산란한 감정에서 완전히 벗어났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맙시다. 만일 우리가 그리스도를 찾으려는 열망을 지니고 있다고 해서, 그리스도를 만나 알게 되고 그분 사랑의 달콤함을 즐긴다고 해서 죄를 짓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잘못일 것입니다. 여러분 자신도 경험하였겠지만, 저도 이 진리를 상기시켜 주고 싶습니다. 하느님과 인간의 원수인 사탄은 포기하지도 않고 쉬지도 않습니다. 우리 영혼이 하느님과 열렬한 사랑에 빠졌을 때조차도, 사탄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때 영혼이 타락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을 악마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악마는 또한, 만일 아주 사소한 일에서라도 영혼이 주님을 거스르게 할 수만 있다면, 사람의 양심에 절망을 안기는 결정적 유혹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하느님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인 한 가엾은 사제의 경험에서 배우고 싶다면, 이런 말을 들려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육신이 자신의 잃은 권리를 되찾으려고 노력하거나, 더욱이 교만이 고개를 세우고 반항할 때에, 여러분은 서둘러 십자가 위에서 못에 박히고 창에 찔린 그리스도의 몸에 난 거룩한 상처들로 피신하여야 합니다. 영이 움직이는 대로, 그분의 거룩한 상처 안에 여러분의 모든 인간적 신적 사랑을 내려놓으십시오. 주님과 일치를 추구한다는 것은 이런 뜻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형제로서 그분의 피를 나누고, 우리를 예수님께 데려가신 성모님을 같은 어머니로 모시는 자녀임을 느낀다는 것은 이런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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