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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는 자기 통제입니다. 우리 몸과 영혼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에 무제한의 자유가 주어져서는 안 됩니다. 할 수 있다고 해서 무엇이든지 허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이른바 자연적 충동에 따라 행동하면 편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길의 끝은 비참함 속의 소외이고 슬픔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먹는 것, 보는 것, 소유하는 것에 관해서라면 그 무엇도 거절하지 않습니다. 깨끗한 삶을 영위하도록 충고를 들어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새 삶을 열어가는 능력, 참으로 위대하고 고상한 능력, 하느님의 창조에 참여하는 능력은 고작 자신의 이기적 목적을 달성하는 도구로 악용할 뿐입니다.

그러나 제가 부정적 측면을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절제의 풍성한 열매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까치가 모아오는 자질구레한 장신구들처럼 쓸모없는 싸구려 보석들에 마음을 빼앗기는 노예가 아니라 참된 사람을 보고 싶습니다. 그 같은 사람은 자신의 영혼을 위험에 빠지게 할 수도 있는 값싼 것들 없이 사는 법을 알고 있으며, 또한 자신의 희생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깨달게 됩니다. 왜냐하면 기꺼이 희생하는 삶 덕분에 온갖 속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으며, 하느님의 충만한 사랑을 마음 깊은 데서 음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절제 때문에 흐릿해졌던 인생의 색깔들이 산뜻하게 되살아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배려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자기 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대의를 위하여 헌신합니다. 절제는 영혼을 진지하고 겸손하고 이해심 깊게 만듭니다. 그것은 또한 모든 이가 부러워하는 지성적인 자기 통제의 표지인 신중함을 길러 줍니다. 절제는 편협함이 아니라, 영혼의 위대함입니다. 자기 통제를 하지 못하는 무절제한 마음 안에 오히려 훨씬 더 큰 박탈감이 존재합니다. 그리하여 결국은 한심하게 딸랑거리는 방울을 들고 먼저 나타난 우상의 노예가 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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