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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말씀 안에 계신 그리스도 

만약 우리가 그리스도의 신비를 묵상하는 법을 배워서 그분을 분명하게 알려고 노력한다면,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영육 간에 예수님께 매우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이 우리에게 오시는 길을 명확히 알려주셨습니다. 우리는 성체의 양식을 받아먹고, 그분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모든 가르침을 알고 실천함으로써 생명의 빵 안에서, 그리고 말씀 안에서 그분과 함께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기도 안에서 그분을 만나 친교를 맺는 것처럼 말입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요한 6,55-56)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 (요한 14,21)

이 말씀은 결코 단순한 약속이 아닙니다. 참으로 이루어지는 일이며, 진실된 삶의 정수입니다. 동시에 우리로 하여금 개인적이고도 직접적으로 하느님과 친교를 맺게 해주는 은총의 삶입니다.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 (요한 15,10)

최후의 만찬 때 예수님께서 하신 이 말씀은 승천의 날을 알리는 최상의 예고였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이 가셔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의 승천 직후에 새로운 하느님의 사랑이 강림하셔서 신비한 방법으로 복되신 삼위일체의 제3위격이신 성령의 현존(現存)을 불러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너희에게 진실을 말하는데,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 이롭다. 내가 떠나지 않으면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오지 않으신다. 그러나 내가 가면 그분을 너희에게 보내겠다.” (요한 16,7)

예수님은 가셨습니다. 그리고 성령을 우리에게 보내셨습니다. 성령께서는 우리의 영혼을 인도하고 거룩하게 해주십니다. 우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성령의 활동은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들이라는 그리스도의 선언을 확인하게 해줍니다. “여러분은 사람을 다시 두려움에 빠뜨리는 종살이의 영을 받은 것이 아니라, 여러분을 자녀로 삼도록 해 주시는 영을 받았습니다. 이 성령의 힘으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 하고 외치는 것입니다.” (로마 8,15)

아시겠습니까? 이것이 바로 우리 영혼 안에서 이루어지는 복되신 삼위일체의 활동인 것입니다. 만약 그리스도인이 생명의 빵 안에서, 말씀 안에서, 성체와 기도 안에서 우리를 그리스도와 하나 되게 해주시는 은총에 화답한다면, 우리는 언제나 하느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인 존재의 가장 깊은 곳에 계시는 분이니까요. 교회는, 빵이 실제로 살아계심을 매일매일 우리가 기억하게 합니다. 그리고 전례력상의 또 다른 이틀, 즉 ‘성목요일’과 ‘성체 성혈 대축일’을 기념하여 중요한 축일로 제정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주님 승천 대축일’에 우리는 주님과 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합시다. 그리고 그분의 말씀을 주의 깊게 들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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