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emaría Escrivá Obr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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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셨습니다. 그분은 완벽한 하느님이신 동시에 완벽한 인간이십니다. (perfectus Deus, perfectus homo). 이 신비 안에 그리스도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무엇’이 있습니다. 저 역시 그 신비 안에서 감동받았고, 또한 지금도 감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로레토의 대성당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그곳에 가서 예수님의 어린 시절을 마음 깊이 다시 체험하고,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 는 문구를 또 한 번 묵상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이시며 인간이십니다. (Iesus Christus, Deus homo). 이것은 “하느님의 위업”(사도 2,11) 중 하나이십니다. 우리는 이 하느님의 위대한 업적을 되새기고, 또한 감사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를”(루카 2,14) 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습니다. 하느님의 거룩한 뜻에 자신들의 뜻을 일치시키길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부자이건 가난한 자이건 상관없이 모든 이들에게, 모든 형제들에게 참 평화를 주시기 위해 오신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 안에서 모두 한 형제입니다. 모두가 하느님의 자녀이며 그리스도의 형제입니다. 또한 그리스도의 어머니가 바로 우리의 어머니이십니다.

세상에는 오직 하나의 민족만 존재합니다. 바로 ‘하느님의 자녀’라는 민족입니다. 우리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서 가르쳐주신 언어로 다 같이 이야기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아버지와 말씀하셨던 그 언어 말입니다. 그것은 가슴과 마음으로 나누는 언어이고, 지금 우리가 기도 안에서 말하고 있는 언어입니다. 이는 영성 깊은 사람들이 쓰는 관상의 언어이기도 합니다. 영성적인(영적인) 사람들은 자신들이 하느님의 자녀라는 진실을 깨달았기에 관상의 언어를 쓸 수 있습니다. 이 언어는 우리의 의지를 표현하는 수많은 행동들을 통해, 우리 마음의 명징한 통찰을 통해, 그리고 우리 마음의 이끌림과 덕행의 삶에 이르는 우리의 헌신, 선함과 행복, 평화를 통해 표현됩니다.

여러분은 구유에 누워 계신 아기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분이 바로 우리의 사랑이십니다. 이 모든 것이 신비라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며 구유에 누우신 아기 예수님을 바라보십시오. 우리는 신앙으로 이 신비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또한 이 신비를 아주 깊이 탐구하기 위해 우리의 믿음을 활용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그리스도인 영혼 특유의 겸손한 자세를 가져야만 합니다. 우리의 빈곤하고 부족한 생각과 인간적인 설명으로 하느님의 위대하심을 축소하지 않도록 노력합시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신 이 신비가 어둠을 거슬러 인류의 삶을 인도하는 빛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도록 우리 함께 최선을 다합시다.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 오셨습니다. 우리들 인간의 실체(實體)로 오신 것입니다. 그리고 동정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셨습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토록 경이로운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 일을 이해하기 위해 에너지를 낭비하지는 맙시다. 이해하려는 대신에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드러내 보이신 일들을 겸허하게 받아들입시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시지 않은 일들을 캐내려고 애쓰지 맙시다.”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과 같은 경건한 마음을 가진다면, 우리는 이 신비를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하느님이 사람으로 오신 이 신비가 우리에게 주시는 찬란한 가르침이 될 것입니다. 어떤 인간적 추론보다도 훨씬 설득력 있는 가르침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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