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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리스도의 빛으로 영롱한 가정의 몇몇 특징들에 관해서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이런 특징들이 모여 있는 곳이 바로 빛과 기쁨으로 가득한 가정입니다. 부모의 일치는 자녀들의 일치로, 모든 가족들의 일치로, 그리고 그들의 삶과 연관된 모든 사람들의 일치로 이어집니다. 이처럼 참된 그리스도인 가정은 어떤 방식으로든, 하느님께서 선택하셔서 세상을 이끌도록 파견하신 교회의 신비를 재현합니다.

사제이건 평신도이건 기혼자이건 미혼이건 상관없이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온전히 적용할 수 있습니다. 성가정축일에 우리가 읽었던 말씀입니다.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 (콜로 3,12) 이 말씀에 나오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입니다. 수없이 실수를 저지르지만 그 실수를 극복하기 위해 분투하며, 자신이 처한 세속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들 한 명 한 명이 바로 그런 사람들인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증거하도록 하느님께 선택받았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라는 사실을 깨달은 기쁨을 주위의 모든 이들에게 전하도록 뽑힌 것입니다.

성직자의 강론이나 종교 수업, 또는 하느님께서 이 길을 따르도록 부르시고자 하는 사람들의 양심 성찰에서 결코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결혼은 하느님의 진정한 부르심’이라는 생각입니다. 이것은 정말로 중요합니다. 그러니 부부들은 모든 인류를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계획을 완수하는 데 동참하기 위해 그들이 진정으로 부르심 받았다는 사실을 확신해야 합니다.

이런 이유에서, 사도 시대의 그리스도인 가정은 오늘날 그리스도인 부부들에게 최고의 본보기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로마의 백인대장 코르넬리우스는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였고, 그의 집에서 이방인들도 교회에 받아들여질 수 있었습니다.(참조 사도 10,24-28) 아퀼라와 프리스킬라는 코린토와 에페소에서 바오로 사도와 협력해 선교하였으며(참조 사도 18,1-26), 자선과 선행을 많이 한 타비타는 야포에서 그리스도인들을 도왔습니다.(참조 사도 9,36) 유다인과 이방인들, 그리스인과 로마인들의 수많은 다른 가정들에서도 주님의 첫 사도들의 가르침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습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어 살며, 다른 사람들에게 그분을 전하는 가정이 된 것입니다. 작은 그리스도인 공동체들이 복음과 메시지를 세상에 널리 선포하는 중심이 되었던 것입니다. 겉으로는 그 시대의 다른 가정들과 다를 바 없었지만, 그리스도인 가정은 새로운 영성으로 살아가고, 그들과 관계 맺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를 전파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초기 그리스도인들이며, 우리도 그들처럼 되어야만 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평화와 기쁨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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