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emaría Escrivá Obr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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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부르심은 항상 먼저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우리가 하느님 사랑의 여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우리 앞에서 별이 빛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별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별의 존재를 의심하는 것은 비논리적입니다. 동방박사들이 별을 따라오는 길에 그랬던 것처럼, 우리의 내적 삶의 어떤 순간에는 별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경우는 대부분 우리가 잘못했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미 우리에게 주신 성소의 거룩한 광채를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받은 부르심이 무엇인지 확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마도 우리들 자신의 고행길을 걸으면서 스스로 일으킨 먼지들이 투박한 구름을 만들었을 것이고, 그 구름이 우리 앞에 비추던 빛을 가렸을 것입니다.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동방박사들을 본보기로 삼아 질문해봅시다. 헤로데는 자신의 지식을 정의롭지 못한 행동을 하는 데 써버렸습니다. 하지만 동방박사들은 자신들의 지식을 선한 일을 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헤로데에게 갈 필요도 없고, 세상의 현자들을 찾아갈 필요도 없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교회에 명확한 가르침(교리)을 주셨고, 성사 안에서 넘치는 은총을 주셨습니다. 우리를 인도하고 이끌어줄 사람들, 우리가 가야 할 길을 항상 되새겨주는 사람들이 언제나 우리 곁에 있도록 주님께서 준비하셨습니다. 우리에겐 또한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지혜의 보물들이 있습니다. 교회가 보전해온 하느님의 말씀이 바로 그것입니다. 성사를 통해 베풀어지는 그리스도의 은총이 그것입니다. 우리 곁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증언과 본보기 또한 지혜의 보물들 중 하나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선한 삶을 통해 하느님께 충실하게 나아가는 방법을 아는 사람들입니다.

여러분께 충고 한 마디 하겠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밝게 빛났던 빛을 잃어버린다면, 그때마다 착한 목자에게 의지하십시오. 그런데 누가 착한 목자일까요? 착한 목자는 교회의 가르침을 충실하게 수행함으로써 “(양 우리의) 문으로 들어가는 사람” 입니다. 그는 삯꾼처럼 행동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삯꾼은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들을 버리고 달아납니다.” 그렇게 되면 “이리는 양들을 물어 가고 양 떼를 흩어 버립니다.” (요한 10,1-12). 이 성경 말씀들을 되새겨보십시오. 결코 헛된 말이 아닙니다. 목자와 양들, 그리고 양의 우리와 양 떼에 관해 애정을 가득 담아 얘기하시는 그리스도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영혼에게 좋은 인도자가 필요하다는 실질적인 증거로서 이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은 ‘좋은 목자’에 관해 이렇게 얘기합니다. “만약 나쁜 목자가 없다면, 그리스도께서는 이리를 보고 도망하는 삯꾼에 대해서 말씀하시지 않았을 것입니다. 나쁜 목자는 그리스도의 영광이 아닌 자기 자신의 영광을 추구합니다. 나쁜 목자는 영적 자유를 갖지 못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죄인들을 나무랄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이리는 양의 목을 물어 낚아채고, 사탄은 인간을 유혹해 불의를 범하게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침묵하며 나무라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면 여러분이 삯꾼인 것입니다. 이리를 보고 달아났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여러분은 이렇게 말하겠지요. ‘아니야, 나는 여기 있다고. 달아나지 않았어’… 하지만 저는 여러분께 대답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침묵했으니 달아난 것입니다. 두려웠기 때문에 여러분은 침묵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신부인 교회는 항상 풍성하게 많은 착한 목자들을 통해 스스로의 거룩함을 드러냈고 오늘날에도 그렇습니다. 우리의 그리스도교 신앙은 우리가 단순해져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아둔해지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침묵하는 삯꾼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말씀이 아닌 얘기를 하는 삯꾼들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착한 목자를 찾아가야 합니다. 사소한 일에서조차 주님께서 우리를 어둠 속에 내버려 두신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우리의 믿음이 굳건하지 않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야말로 우리는 착한 목자에게 가야 하는 것입니다. 착한 목자는 당연히 우리 영혼의 문으로 들어옵니다. 그는 다른 이들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으며 말과 행동을 통해 사랑 넘치는 영혼이 되고자 합니다. 그 역시 죄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항상 그리스도의 용서와 자비를 믿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여러분의 양심이 말해준다면, 그 잘못이 그리 심각해 보이지 않거나 잘못인지 아닌지 의심스럽더라도 고해성사를 드리러 가십시오. 여러분을 돌봐주는 사제를 찾아가십시오. 그는 굳건한 믿음과 영혼의 정화, 그리고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용기를 여러분에게 요청하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교회는 적합한 자격을 갖춘 사제라면, 누구에게나 찾아가서 고백할 수 있는 엄청난 자유를 여러분에게 허락했습니다. 그러나 신중한 그리스도인이라면 완전한 자유의지로 자신이 착한 목자로 알고 있는 사제에게 갈 것입니다. 그러면 그 사제는 여러분이 다시 한번 주님의 별을 올려다보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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