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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인간 삶의 본질적인 부분입니다. 일은 노력과 권태와 피곤을 모두 포함합니다. 일은 고통과 분투의 표시이기도 합니다. 고통과 분투는 인간 존재에 항상 따라다니는 것이며 죄의 현실과 구원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자체로서 보면, 일은 불이익도 아니고 저주도 아니며 벌(罰)도 아닙니다. 일에 관해서 그렇게 부정적으로 얘기하는 사람은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입니다.

이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널리 외쳐야 할 때입니다. 일은 하느님이 주신 고귀한 선물입니다. 그러므로 마치 어떤 직업이 다른 직업보다 귀하다는 식으로 구분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짓이며, 직업에 따라 사람을 나눠 차별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고 외쳐야 합니다. 모든 일은 인간의 존엄성과, 창조된 모든 것에 대한 인간의 지배권을 증언합니다. 일은 각자의 인격을 성장시키는 기회이며, 다른 사람들과 유대를 맺는 끈입니다. 일은 또한 저마다의 가족을 부양하는 길이며,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개선과 모든 인류의 발전을 돕는 방법인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이러한 일의 지평은 확장되고, 더욱 폭넓게 자라납니다. 일이란 하느님의 창조사업에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고 축복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여라. 그리고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을 기어 다니는 온갖 생물을 다스려라.” (창세 1,28) 그리고 더 나아가, 그리스도께서 당신 손으로 직접 일을 하셨기 때문에 일은 우리에게 있어서 구원받음과 동시에 구원하는 현실이 되었던 것입니다. 일은 인간 삶의 배경일 뿐 아니라 거룩함으로 나아가는 방법이며 여정입니다. 일이란 거룩하게 되어야 함과 동시에 거룩하게 하는 그 무엇인 것입니다.

성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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