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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사랑에 관해 이렇게 확실히 알았다면, 우리는 이제 하느님이 사랑하시는 사람으로서 행동해야 합니다. “우리는 모든 면에서 우리 자신을 하느님의 일꾼으로 내세웁니다.” (2코린 6,4).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여러분 자신을 내어드린다면, 주님께서 주시는 은총의 영향이 여러분의 직업 활동에서, 여러분의 일터에서, 인간적인 일들을 거룩하게 하려는 여러분의 노력 안에서 분명히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그 은총의 영향이 크건 작건 간에 말입니다. 사랑은 모든 일에 새로운 영역을 선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종이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란 사실을 이 사순시기 동안 절대로 잊지 맙시다. 사순 제1주일의 서간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곧 많이 견디어 내고, 환난과 재난과 역경을 겪으면서도, 매질과 옥살이와 폭동을 겪으면서도 그렇게 합니다. 또 수고와 밤샘과 단식으로, 순수와 지식과 인내와 호의와 성령과 거짓 없는 사랑으로, 진리의 말씀과 하느님의 힘으로 그렇게 합니다.” (2코린 6,4-7)

우리가 날마다 살아가는 다양한 활동과 그 모든 상황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종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며, 우리가 그분의 자녀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말입니다. 거룩한 뿌리가 우리 삶에 깊이 박혀 있음을 알고, 그에 합당하게 행동해야 하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서간 말씀에 따라 우리는 행복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말씀 자체가 세상 한가운데서 평범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여러분의 소명을 인정해주기 때문입니다. 여러분과 똑같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열정을 나누고, 인간 삶의 슬픔과 기쁨을 공유하는 평범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여러분의 소명을 확인시켜 주는 까닭입니다. 이 모든 것이 하느님께 가는 길입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요청하는 것은 여러분이 언제나 당신의 자녀이자 종으로서 행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 자신을 변화시킬 때만, 참으로 우리 스스로를 온전히 내어줄 때만, 이런 삶의 평범한 상황들이 거룩한 여정으로 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격한 언어를 곧잘 사용합니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이 고되게 살 것이며, 항상 긴장되고 위험한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우리가 멋지고 편안하게 신앙을 살아가려고 한다면, 그처럼 그리스도교 신앙의 본질을 훼손하는 일이 또 있겠습니까! 그리스도교의 삶의 방식은 인간 존재의 모든 고난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심오하고도 진지한 그리스도교의 삶의 방식이 번민과 억압, 두려움에 가득 찼다고 여기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사실주의자입니다. 그리스도인이 지닌 초자연적이면서도 동시에 인간적인 사실주의는 그로 하여금 삶의 모든 측면들을 인정하도록 도와줍니다. 슬픔과 기쁨,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고통, 확신과 의심, 관대함과 이기심 등 모든 삶의 모습들을 인정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이 모든 것들을 겪어내며 인간적 성실함과 하느님께 받은 힘으로 이들에 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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