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emaría Escrivá Obr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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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사순시기의 전례는 하느님을 저버린 인간의 결말을 강조함으로써 비극적인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닙니다. 마지막 말씀을 하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그리고 그 말씀은 바로 당신의 구원과 자비로운 사랑입니다. 결국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복음사가 요한 성인의 말씀을 오늘 다시 반복합니다.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얼마나 큰 사랑을 주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리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과연 우리는 그분의 자녀입니다.” (1요한 3,1) 우리가 바로 하느님의 자녀이자, 말씀이 사람이 되신 분의 형제라는 것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신 분에 대해 요한은 또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요한 1,4) 우리는 빛의 자녀들이고, 빛의 형제들입니다. 우리가 바로 그런 존재입니다. 우리는 육신의 일부인 우리의 심장에 불을 붙일 수 있는 유일한 불꽃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여기서 강론을 멈추고 미사를 계속 집전하겠습니다. 여러분이 각자 생각해주시기를 바랍니다. 하느님께서 무엇을 요구하고 계시는지,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이 여러분 안에서 어떤 결심과 다짐을 북돋우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보기를 바랍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바로 자기 헌신과 끊임없는 투쟁입니다. 여러분은 이 투쟁이 초자연적이고 인간적인 요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예수 그리스도가 바로 우리의 본보기라는 사실도 기억하십시오. 아울러 하느님이신 예수님께서 스스로 유혹 당하셨고 그로 인해 우리는 한결 더 나은 영성 안에 머무를 수 있으며, 확실한 승리를 체감(體感)할 수 있게 되었음을 잊지 마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절대로 지지 않으십니다. 그러니 우리가 그분과 하나가 된다면 우리는 결코 패배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우리 스스로 승리자라고, 진정한 승리자인 하느님의 선한 자녀들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행복합시다. 저는 행복합니다. 사순시기가 요구하는 양심 성찰로 제 삶을 바라보면 행복해해선 안 되겠지만, 저는 그래도 행복합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다시 저를 찾고 계심을 알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여전히 제 아버지이심을 아는 까닭입니다.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주신 빛과 은총의 도우심으로 여러분과 제가 확실히 태워버려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들을 태워버릴 것입니다. 또한 뿌리 뽑아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깨닫고 그것들을 뿌리 뽑을 것이며, 포기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들을 포기할 것입니다.

이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확실한 안내자가 있습니다. 우리에겐 그 안내자가 없어선 안 되며 또한 안내자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사랑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또한 성령을 우리 안에 모실 것이며, 그리하여 성령께서 우리 안에서 활동하시고 우리를 정화하실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우리는 십자가에 매달리신 하느님의 아드님을 끌어안을 수 있고 그분과 함께 부활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부활의 기쁨은 십자가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조력자이며 죄인들의 피난처’이신 우리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님이시여, 성령을 우리에게 보내주시도록 당신의 아드님께 청하여 주소서. 그리하여 확신에 차서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결심이 우리 마음에 일어나도록 해주소서. 초기 그리스도교 순교자 중 한 분이 외친 평화로 가득한 말씀을 우리들 영혼 깊이 들을 수 있게 하여 주소서. “오너라, 너희의 아버지께 돌아오너라” 그분이 너희를 기다리고 계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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