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

우리의 행동에 빛을 밝혀 주는 덕들에 관한 이 놀라운 교훈들을 활용하기 위하여 복음서의 장면을 주의 깊게 살펴보도록 합시다. 바리사이들과 헤로데 당원은 위선적이고 알랑거리는 말에 이어 요점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니 스승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황제에게 세금을 내는 것이 합당합니까, 합당하지 않습니까?”(마태 22,17).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들의 영악함에 주목하십시오. 그들은 ‘무엇이 옳고 적절한지 또는 허용할 수 있는 것인지 말해 달라.’고 하지 않고, 예수님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해 달라.’고 합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속이려는 마음, 예수님이 지배자들을 미워하게 하려는 마음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악의를 아시고 말씀하셨다. ‘위선자들아,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시험하느냐? 세금으로 내는 돈을 나에게 보여라.’ 그들이 데나리온 한 닢을 가져오자 예수님께서, ‘이 초상과 글자가 누구의 것이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황제의 것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마태 22,18-21).

우리 주님의 명쾌한 답변에서 볼 수 있듯이, 진퇴양난의 상황이 아닙니다. 하느님을 섬기는 일과 사람을 섬기는 일 사이에, 시민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다하는 것과 종교적 권리와 의무를 다하는 것 사이에 아무런 충돌이나 대립이 없습니다. 또한 지상의 도시들을 세우고 발전시키는 일에 투신하는 것과, 천상 고향으로 가는 도중에 이 세상을 통과하고 있다는 확신 사이에 아무런 모순도 없습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그러한 삶의 일치는 일상적인 가정생활, 사회관계, 직업에서 자신을 성화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에게 본질적 조건입니다. 예수님 역시 어떠한 분리도 허락하지 않으십니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마태 6,24). 하느님의 부르심에 충실히 응답하여 그분만을 선택한 그리스도인은 모든 것을 주님께 돌리는 동시에, 정의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이웃에게 줍니다.

다른 언어로 된 이 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