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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친구들»에는 생략를 주제로 하는 2 항이 있음.

“하늘 나라는 자기 포도밭에서 일할 일꾼들을 사려고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선 밭 임자와 같다”(마태 20,1). 여러분은 이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고 있습니다. 포도밭 주인은 일꾼을 구하려 여러 차례 되돌아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른 아침에 부름을 받았고, 어떤 사람들은 거의 해 질 녘에 부름을 받았습니다.

모든 사람이 한 데나리온을 받습니다. “그분이 약속한 품삯은, 달리 말하자면 그분 자신의 모습이요 그분을 닮은 모습입니다. 왜냐하면 왕의 모습이 돈에 새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자비는 그러합니다. 그분은 각 사람의 처지에 맞게 부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기를 원하십니다”(1티모 2,4). 우리의 경우를 보자면,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났고, 신앙 안에서 자랐으며, 우리 주님께 명백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이것들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손짓하는 것을 느낀다면, 아무리 마지막 시간이라 하더라도, 시간이 많이 있는 것처럼 오랫동안 시장에서 서성대거나 햇볕을 쬐고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우리에게는 단 1초도 남는 시간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저는 과장해서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해야 할 일은 늘 있습니다. 이 세상은 넓고,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분명하게 듣지 못한 사람들도 아주 많습니다. 저는 여러분 각자에게 개인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일 여러분에게 남는 시간이 있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아마도 미지근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초자연적으로 말해서, 영적 불구자일 수 있습니다. 움직임이 없이 정체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환경에서, 자신의 일터에서, 자신의 가족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베풀어야 하는 선행을 소홀히 하고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예수님께서 무화과나무로 가십니다. 그분께서 여러분에게, 나에게 오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의 영혼 때문에 목마르시고 시장하십니다. 십자가 위에서 그분은 “목마르다”(요한 19,28)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분은 우리들에게 목말라하시고, 우리들의 사랑, 우리들의 영혼에 목말라하십니다. 또한 하늘의 영원한 영광으로 이끌어 주는 십자가의 길을 따라 우리가 인도해야 하는 모든 영혼에 목말라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무화과나무로 가셨는데, “잎사귀밖에는 달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마태 21,19). 얼마나 애석한 일입니까! 똑같은 일이 우리에게도 벌어지지 않나요? 우리에게 믿음과 겸손의 힘이 부족하다면 슬픈 일이 아닙니까? 우리가 주님께 보여 드릴 만한 희생과 선행이 있나요? 우리의 그리스도 신앙이 속 빈 강정에 불과한 것이면, 참으로 끔찍한 일입니다. 주님께서는 나무를 향하여 말씀하십니다. “‘이제부터 너는 영원히 열매 맺는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자 나무가 즉시 말라 버렸다”(마태 21,19). 이 복음 말씀은 우리를 불편하게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신앙을 굳건히 하고 그에 걸맞은 생활을 함으로써 언제나 주님께 열매를 맺어 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촉구합니다.

우리 자신을 속이지 맙시다. 우리 주님께서는 인간적 노력의 결실에 의존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우리가 세운 가장 원대한 계획도 주님 눈에는 한낱 어린이의 놀이에 불과합니다. 그분께서 바라시는 것은 우리의 영혼이고 사랑입니다. 그분께서는 모든 인간이 그분께 와서 영원히 당신 나라에서 행복하기를 바라십니다. 이 지상에서 우리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또 잘 해내야 합니다. 우리는 하루하루의 일상적인 일들을 성화해야 합니다. 그러나 모든 일은 주님을 위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 자신을 위하여, 자랑하려고 일을 한다면, 잎사귀밖에는 아무것도 달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 잎사귀들이 아무리 무성하다 한들, 주님께서도 우리 동료들도 그 사이에서 아무런 열매를 발견하지 못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