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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하느님의 친구들»에 죄 → 겸손과 기도 항이 있음.

우리 삶을 기쁨으로 채워 주고 하늘의 영원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세 가지가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신앙에 대한 충실성이며, 둘째는 우리 각자가 받은 부르심에 대한 충실성이며, 셋째는 정결에 대한 충실성입니다. 그 충실성은 확고하고 품위 있고 기쁨에 넘치고 의심할 여지 없는 것이어야 합니다. 길가의 덤불(음탕, 교만 등)에 빠져 있는 사람은 자신이 원해서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만일 그 자신이 바뀌지 않는다면, 그리스도의 사랑에 등을 돌린 그의 삶 전체는 비참해질 것입니다.

이미 이야기한 바와 같이, 우리는 모두 결점들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결점들 때문에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에서 떨어져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결점들 덕분에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에 더 가까이 갈 수 있으며, 갑옷을 입은 옛날 전사들처럼 하느님의 선하심 안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단지 이렇게 소리 내어 말함으로써 그 보호를 받습니다. “저를 부르셨지요? 저 여기 있습니다”(1사무 3,6.8). 우리의 나약함은 결코 우리를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게 하는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를 믿고 계시는 하느님 그분 때문에 우리 결점들을 없애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죄가 너무 많아서 주님께서 여러분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실까 봐 걱정이 됩니까? 예수님께서는 자비가 넘치시는 분이므로,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 놀라운 진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의 비참함에 빠져 있다면, 저 세리처럼 그분께 가서(루카 18,13 참조) 말씀드리십시오. “주님, 제가 여기에 왔습니다. 주님 뜻대로 하십시오.” 또 예수님께서 중풍 병자에게 하신 일에 대하여 마태오 성인이 전하는 이야기를 읽어 보십시오. 병자는 한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그는 단지 그곳에, 하느님 앞에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그의 참회하는 마음과 그를 가엾게 여기는 사람의 슬픔에 마음이 움직이시어 곧바로 큰 자비를 베푸십니다. “용기를 내어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마태 9,2).

제가 충고하고 싶은 말은, 여러분이 기도할 때에 복음서의 여러 장면에 등장하는 인물들 가운데 한 사람인 것처럼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여러분의 생각들을 기억해 내고 묵상하는 데 도움을 받으려고 선택한 장면 또는 신비를 떠올리십시오. 그다음에는 우리 주님의 자비하신 성심, 겸손, 순수함, 아버지의 뜻을 이루시는 방식 등의 특정한 측면에 마음을 집중하십시오. 그다음에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여러분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일들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여러분의 영혼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주님께 말씀드리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쳐 주려고 하시니, 정신을 바짝 차리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의 영혼 깊숙한 곳에서 어떤 암시가 느껴지고, 깨달음을 얻으며 주님의 부드러운 질책도 들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의 때가 되었을 때, 성모님은 현장에서 들리는 소리를 슬픔 속에서 들으셨습니다. “지나가던 자들이 머리를 흔들어 대며 예수님을 모독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성전을 허물고 사흘 안에 다시 짓겠다는 자야, 너 자신이나 구해 보아라. 네가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아라’”(마태 27,39-40). 성모님은 고통받는 아드님과 하나 되어, 아드님이 부르짖으시는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십니다.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마태 27,46) 성모님이 무엇을 하실 수 있었겠습니까? 그분은, 자신을 희생하여 인류를 구원하신 아드님의 사랑에 온전히 일치하여, 날카로운 칼에 심장이 꿰찔리는 무한한 슬픔을 하느님 아버지께 봉헌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성모님의 고요하고 사랑스러운 현존을 느끼며 새롭게 위안을 받으십니다. 성모님은 소리를 지르시지도 않고, 열광적으로 뛰어나가시지도 않으십니다. 다만, 아드님 곁에 서 계십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보시고, 그다음에 요한에게 고개를 돌리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어서 그 제자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하고 말씀하셨다”(요한 19,26-27). 그리스도께서는, 요한이 대표하는 모든 인간, 특히 당신을 믿는 제자들을 어머니께 맡기셨습니다.

교회는 ‘복된 탓’(부활찬송)을 노래합니다. 우리에게 위대한 구세주를 얻게 해 주었기에 복된 탓입니다. 우리는 여기에, 마리아를 어머니로 얻게 해 주었으니 복된 탓이라고 덧붙일 수 있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안전합니다. 하늘과 땅의 모후이신 성모님께서 하느님 아버지 앞에서 간청하시어 온갖 은혜를 얻어 주시니, 우리는 아무런 걱정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성모님께, 그리고 당신 어머니의 자녀인 우리에게 아무것도 거절하지 않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