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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하느님의 친구들»에 봉사 → 겸손과 투쟁 항이 있음.

교만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때, 혹시 독재자나 지배자의 행동을 상상할지 모르겠습니다. 전쟁 영웅을 영접하는 군중의 환호성 가운데, 개선문의 하얀 대리석에 자신의 영광스러운 이마가 닿지 않도록 머리를 숙이는 로마 황제를 연상하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현실을 살펴봅시다. 이러한 유형의 교만은 오직 망상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서만 발견됩니다. 우리는 이보다 더 교묘하고 더 빈번한 교만의 다른 형태와 싸워야 합니다. 내 것이 남의 것보다 더 낫다고 여기는 교만, 허영에 가득 찬 말과 생각과 행동, 아무런 모욕 의사가 없는 말과 행위에 대하여 분노하는 거의 병적인 과민 반응 등이 그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유혹입니다. 모든 것이 태양인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돌아가야 한다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그 교만한 사람은 이 어리석은 착각을 충족시키려고 거짓으로 아픈 척, 슬픈 척하여 다른 사람들의 주의를 끌어들이고 야단법석을 치르게 합니다.

많은 사람의 경우에 자신의 내적 생활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대부분은 자기가 상상한 것들입니다. ‘사람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나는 인정을 받고 있는지’ 등입니다. 그 불쌍한 영혼은 자신의 어리석음 때문에 의심을 품고 있습니다. 이 가엾은 상황에서 그에게는 모든 것이 쓰라린 아픔이고, 자신도 다른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합니다. 이 모든 것은 그가 겸손해지기를 바라지 않기 때문이고, 하느님에 대한 사랑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일에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놓는 법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서 평화를 빼앗아 가려는 사탄의 계략을 경계해야 합니다. 사탄에게는 휴일이 없습니다! 그가 우리 마음에 의심의 씨앗을 뿌릴 때가 올 것입니다. 그는 우리를 꾀어 우리가 안타깝게도 퇴보하고 있다거나 아무런 진보도 없다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또, 아무리 잘해 보려고 온갖 노력을 기울여도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확신을 우리 마음 안에 자라게 만듭니다. 여러분에게 보증하건대, 보통 이러한 비관적 판단은 떨쳐 버려야 할 환상이요 속임수일 뿐입니다. 실제로는 우리의 영혼이 더욱 예민해졌다거나 우리의 양심이 더욱 민감해졌다거나 우리의 사랑이 더욱 큰 요구를 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은총의 빛은 더욱 강렬하게 빛나고, 그림자 속에서 숨어 있던 것들을 더욱 자세하게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우리는 자신의 불편함을 주의 깊게 진단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이러한 통찰을 통하여 우리가 더욱 겸손해지고 더욱 관대해지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불길한 징조들을 통해서든지 자그마한 기적들을 통해서든지 하느님께서는 당신 섭리 안에서 우리를 앞으로 이끄시며, 당신 자녀들이 발전하도록 아낌없이 지원해 주신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인생은 땅 위에서 고역이요 그 나날은 날품팔이의 나날과 같지 않은가?”(욥 7,1) 아무도 이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 말씀에 귀를 막고 인생을 쉽게 살려고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대열에서 이탈하여, 자신의 나태함과 허영과 보잘것없는 야망을 위해 투쟁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온갖 변덕의 노예가 되고 맙니다.

투쟁은 인간에게 기본 요소요 삶의 일부입니다. 그러니 투지를 지니고 우리의 의무를 완수하도록 합시다. 기도하고 일할 때에 선의와 올바른 동기를 잃지 말고,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것에 우리의 시선을 고정합시다. 이렇게 하여, 사랑 자체이신 분을 향한 우리의 갈망은 충족될 것이며, 비록 더 가야 할 머나먼 길을 남긴 채 하루를 마치더라도 성덕을 향한 우리의 여정은 앞으로 계속될 것입니다.

날마다 여러분의 결심을 새로이 하십시오. 아주 굳건한 마음으로, “주님, 저는 주님을 섬기겠습니다!” 하고 말씀드리십시오.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결코 나태하거나 게으름을 피우지 않겠다고 결심하십시오. 더욱 큰 희망을 지니고 더욱 낙관적인 마음으로 여러분의 임무에 임하겠다고 결심하십시오. 그리고 작은 전투들에서 승리하면, 진실한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이 시련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십시오.

성경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