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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하느님의 친구들»에 덕 → 모범이신 예수그리스도 항이 있음.

우리는 “완전히 하나가 되려고”(요한 17,23)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기도, 하나의 지향 안에서 주님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그분의 도구가 되어 풍성한 열매를 맺고자 하는 열망으로 충만합니다. 성체 안에 참으로 현존하시는 우리 주님에 대한 믿음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성체 안의 예수님 앞에서 열렬히 기도하며 굳은 결심과 열정을 청하십시오. 하느님과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일에 자신의 삶을 아낌없이 바치는 이들이 있는 지구촌 구석구석, 온 세상 끝까지 여러분 심장의 힘찬 박동이 함께 울려 퍼지도록 하십시오. 형언할 수 없는 방식으로 우리와 함께하는 ‘성인들의 통공’ 덕분에, 주님의 진리와 평화를 전파하는 일에 우리는 모두 참으로 하나가 되고, 요한 성인의 말씀대로 “협력자”(3요한 8)가 됩니다.

우리가 주님을 어떻게 본받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은 마땅하고 옳은 일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왕국을 확장하는 일에 참으로 목말라 하고 있다면, 잠시 멈추어 서서 우리 주님에게서 직접 배워야 하는 덕목들, 우리의 삶을 밝혀 주는 덕목들에 관하여 숙고해야 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강생하시어 인간 본성을 취하시고 모든 덕행의 본보기를 몸소 인류에게 보여 주셨습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마태 11,29).

주님께서는 그리스도인의 표지를 설명하실 때에, ‘너희가 겸손하기 때문에’라고 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지극히 순결하시고 아무런 흠도 없으신 어린양이십니다. 그 어떤 것도 주님의 완전하고 흠 없는 거룩함에 손상을 입힐 수 없습니다(요한 8,46 참조). 그러나 주님께서는 ‘너희가 순결하고 순수하기 때문에 내 제자로 알려질 것이다.’라고 하지도 않으십니다.

주님께서는 이 세상 재화와는 완전히 떨어져 사셨습니다. 온 우주의 창조자요 주님이시지만, 그분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으셨습니다(마태 8,20 참조). 그렇지만 그분은 ‘너희가 재화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내 제자로 알려질 것이다.’라고 하지도 않으십니다. 복음 선포를 시작하시기 전에 주님께서는 40일을 밤낮으로 단식하셨습니다(마태 4,2 참조). 그러나,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그분은 ‘너희가 먹보요 술꾼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종으로 알려질 것이다.’라고 하지 않으십니다.

모든 세대에 걸쳐 참된 그리스도인과 사도의 뚜렷한 표지는 다름 아닌 바로 이것입니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35).

주님의 이 같은 말씀에 하느님의 자녀들은 언제나, 오늘날의 여러분과 저처럼, 깊은 감동을 받아 왔다는 사실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 제자들에게 성령 안에서 놀라운 기적과 찬란한 업적을 이룰 수 있는 힘을 주셨지만, 그러한 일을 하는 것이 당신의 충실한 제자라는 증거라고 말씀하시지는 않습니다. 그분은 제자들에게 어떻게 말씀하십니까?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