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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바로 우리 곁 감실 안에 현존하시며 우리를 이끄시는 하느님(예수님께서 우리 곁에 이처럼 가까이 계시다는 것이 얼마나 마음 든든한 일입니까!)의 도움으로, 우리는 오늘 망덕(望德), 곧 희망의 덕에 관하여 묵상하고자 합니다. 이 향주덕은 하느님의 너그러운 선물이며, 이 선물 덕분에 우리 마음은 희망 속에서 기뻐합니다(로마 12,12). 우리가 충실하기만 하다면, 영원한 사랑이 우리를 기다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 모든 한 사람 한 사람에게는 이 세상에서 오직 두 가지 생활 방식만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는,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리려고 힘쓰면서 거룩한 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하느님을 제쳐 두고 동물처럼 살며, 많건 적건 간에 인간적 생각에 따라 지내는 것입니다. 착한 일을 하지만 자신의 불신앙을 자랑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저는 지나친 믿음을 지닌 적이 없습니다. 저는 다른 모든 인류 형제를 사랑하듯이 참으로 그들을 사랑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영웅적이기까지 한 그들의 선의를 존경합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아쉬움을 느끼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들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빛과 따뜻함, 그리고 희망의 향주덕에서 오는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을 누리는 행복이 없기 때문입니다.

참된 그리스도인은 믿음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이며, 그의 시선은 언제나 하느님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의 눈은 초자연적인 것들을 바라봅니다. 그는 이 세상에서 일하고, 열정적으로 도전하고 사랑하지만, 그의 눈은 언제나 하늘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성 바오로 사도는 이 점을 아주 분명하게 지적합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거기에는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오른쪽에 앉아 계십니다.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세례를 통하여 세속에 대해서) 이미 죽었고, 여러분의 생명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콜로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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