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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하느님의 친구들»에 사도직 → 사도직과 겸손 항이 있음.

저는 가끔 여러분에게 예수님께서 베드로의 배 위에서 군중을 가르치신 감동적인 복음서 장면을 상기시켜 드렸습니다. 그분은 자신을 따르는 많은 사람을 보면서 영혼들을 향한 열정을 불태우셨고, 이제 이 위대한 스승께서는 제자들이 그 열정을 본받기를 바라십니다. 그분은 베드로에게 “깊은 데로 저어 나가라.”(루카 5,4)는 말씀에 이어,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고 하십니다.

이 이야기에서 배울 것이 많이 있지만, 지금 그 자세한 내용을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여기에서 여러분과 함께 생각해 보고 싶은 것은, 사도들의 으뜸인 베드로가 기적을 체험하고 보인 반응입니다. 그는 말합니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루카 5,8). 그의 말은 진실이고, 또한 우리 각자에게도 꼭 들어맞는 말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럼에도 단언하건대, 저는 살면서 사람의 손을 통해 이루어진 하느님의 놀라운 은총의 역사를 수없이 많이 목격하였고, 날마다 감동하여 외칩니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지 말아 주십시오. 주님 없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저는 히포의 주교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씀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 말씀은 마치 자유에 대한 아름다운 찬가로 들립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 없이 여러분을 창조하셨지만, 여러분 없이 여러분을 구원하려고 하지 않으십니다.”여러분이나 저나 우리는 모두 불행히도 하느님을 거슬러 들고 일어날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아마도 행동으로) 그분을 거부하거나, “저희는 이 사람이 저희 임금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루카 19,14)라고 소리 지를 가능성을 언제나 있습니다.

이제 다시금 상기시키고 싶은 것은, 만일 여러분이 성실하다면, 만일 여러분이 자신의 진실한 모습을 보여 준다면, 만일 여러분이 교만을 버리고 겸손하게 ‘참된 하느님다움’을 갖춘다면, 어떠한 환경에서도 안전하리라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전쟁에서 이겼다고, 우리는 승리자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승리는 참으로 하느님 사랑의 승리이며, 영혼에게 평화와 이해와 행복을 가져다주는 승리입니다.

겸손은 우리에게 위대한 일들을 하라고 박차를 가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얼마나 부당하고 무력한 사람인지 잊어서는 안 됩니다. 암브로시오 성인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러분은 마땅히 많은 일을 수행해야 하는 종이라는 사실을 주저 없이 받아들이십시오. 여러분이 하느님의 자녀로 불린다고 하면서 으스대며 돌아다니지 마십시오. 주님의 은총을 인정하면서 우리의 본성도 기억하십시오. 여러분이 일을 잘해냈더라도 우쭐대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태양은 자기 일을 하고, 달은 순종합니다. 천사들도 자기 임무를 수행합니다. 이민족들을 위하여 하느님께 뽑힌 사도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사도라고 불릴 자격조차 없는 몸입니다. 하느님의 교회를 박해하였기 때문입니다’(1코린 15,9). … 우리는 또한 칭찬받기를 마다해야 합니다. 우리의 공로는 언제나 초라하고 보잘것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