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 목록

3«하느님의 친구들»에 인간의 존엄성 → 직업의 존엄성 항이 있음.

“하느님을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우리는 주님을 찬미하면서 밭을 갈고, 주님의 자비를 노래하면서 항해도 하고 장사도 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매 순간 하느님과 결합됩니다. 전장의 참호에 웅크리고 있는 병사처럼 낯선 환경에 내던져졌을 때에도, 열성을 다한다면 주님 안에서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현존 안에 머물며 노력하고 또 노력하였을 것이므로, 여러분의 노력은 기도가 된다는 것을 배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잊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에게서 그리스도인의 증거를 기대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직업의 인간적인 면과 관련해서는, 우리를 알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리가 일하는 것을 보았을 때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그들이 당황해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제 말대로 행동한다면, 여러분은 여러분을 믿는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지 않을 것이며, 얼굴을 붉히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탑을 세우려는 사람의 비유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되지 않아야 합니다. “기초만 놓은 채 마치지 못하여, 보는 이마다 그를 비웃기 시작하며, ‘저 사람은 세우는 일을 시작만 해 놓고 마치지는 못하였군.’ 할 것이다”(루카 14,29-30).

저를 믿으십시오. 만일 여러분이 여러분의 초자연적 관점을 놓치지 않는다면, 여러분의 일을 완성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성전에 마지막 돌을 얹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할 수 있습니다!”(마태 20,22)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우리도 이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일을 기도로 바꾸는 것은 어렵지 않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주님께 봉헌하는 마음으로 일을 시작하자마자, 하느님께서 벌써 들으시고 격려해 주십니다. 우리 영혼은 일상생활의 한가운데서 침묵 중에 기도를 올립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지켜보고 계십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극기의 삶을 살도록 요구하십니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작은 희생을 봉헌하고, 우리를 괴롭히는 누군가에게 미소를 건네라고 요구하십니다. 재미는 없더라도 중요한 일을 먼저 하고, 세세한 일에도 주의를 기울이며, 포기하고 싶더라도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고 자신의 임무를 끈기 있게 완수하도록 요구하십니다. 이 모든 일로써 우리는 아버지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책상이나 남들이 보지 못하는 장소에 십자가를 두어 여러분이 내적 기도 안에 머무를 수 있도록 정신을 일깨우고, 여러분의 마음과 영혼이 섬기는 삶에 관하여 배울 수 있는 교과서로 삼도록 하십시오.

이러한 관상기도의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면, 여러분은 곧바로 주님의 친구가 되었다는 느낌을 지니게 될 것이며,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이 땅에서 거룩한 길들을 온 인류에게 활짝 열어 보이는 임무를 맡기셨음을 느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여러분의 일로써 모든 대륙에 그리스도의 왕국을 확장하는 일에 협력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일하는 시간 시간을 봉헌함으로써 먼 지역에서 신앙의 싹이 트도록 도울 수 있으며, 신앙 고백을 잔인하게 금지하는 나라에서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복음의 빛이 희미해져가고 영혼들이 무지의 어둠 속에서 방황하는 전통적 그리스도교 국가들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여 여러분의 일하는 시간은 참으로 가치 있는 것이 됩니다. 일이 끝날 때까지 끈기 있게 몇 분이라도 더 오래 주님께 시간을 봉헌하십시오. 간단하고 실제적인 방법으로 여러분은 침묵 속의 기도를 사도직으로 바꾸는 것이며, 이제 여러분에게 그러한 기도는 지극히 감미롭고 자비하신 주 예수님의 성심과 하나 되어 고동치는 심장처럼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됩니다.

여러분은 이렇게 질문하고 싶을 것입니다. ‘어떻게 언제나 나의 일을 완벽하게 이행하겠다는 정신으로 행동할 수 있지?’ 저 대신에 바오로 사도께서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용기를 내십시오. 힘을 내십시오. 여러분이 하는 모든 일이 사랑으로 이루어지게 하십시오”(1코린 16,13-14). 모든 일을 사랑을 위해서, 자유롭게 하십시오. 결코 두려워하지도 말고 타성에 젖지도 마십시오. 우리의 아버지 하느님을 섬기십시오.

제가 아주 좋아하는 시가 있습니다. 소박하지만 매우 인상적이어서 자꾸자꾸 읊조리게 됩니다.

나의 삶은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다네.

내가 만일 사랑하는 일에 익숙하다면,

그것은 내가 많이 슬퍼하였기 때문이라네.

커다란 고통을 겪는 사람보다 더 사랑스러운 이는 없기에.

직업상의 일을 할 때에도 오직 사랑을 위하여 하십시오! 모든 일이 사랑을 위하여 이루어지게 하고, (비록 오해와 불의와 배은망덕과 실패의 쓴맛을 볼지라도, 여러분은 참으로 사랑 안에 있기 때문에) 여러분의 일이 빚어내는 기적의 결과, 넘치도록 풍요로운 결실, 영원의 약속을 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