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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하느님의 친구들»에 은총 → 은총의 활동 항이 있음.

다니엘서에 따르면, 다니엘은 굶주린 사자들에게 던져졌지만 하느님께서 보내신 천사의 도움으로 살았습니다. 저는 비관적인 사람이 아니고, ‘옛날이 더 좋았다’고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어느 시대나 좋은 면과 나쁜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많은 사자들이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적대자 악마가 으르렁거리는 사자처럼 누구를 삼킬까 하고 찾아 돌아다닙니다”(1베드 5,8).

이 야수들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 운명이 다니엘과 똑같지는 않을 것입니다. 제가 기적적인 해결을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하느님께서 이루시는 위대한 업적들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는 예언자의 배고픔을 잊게 해 주시거나 그 앞에 음식을 놔주시는 것이 더 쉬운 일이었을 것입니다만,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다른 예언자 하바쿡을 시켜 유다에서 기적적으로 음식을 가져다가 다니엘에게 주도록 하셨습니다(다니 14,33-37 참조). 여기에서 하느님께서는 위대한 기적을 일으키시는 것을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왜냐하면 다니엘이 자기 잘못 때문이 아니라 불의한 악마의 하수인 때문에 사자들에게 던져졌고, 다니엘이 하느님의 종이요 우상들의 파괴자였기 때문입니다.

우리 자신도 많은 우상들을 파괴하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 일은 어떤 화려한 행동을 통해서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 평화와 기쁨의 씨앗을 뿌리면서 평범한 그리스도인으로 자연스럽게 살아감으로써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오해의 우상, 불의의 우상, 무지의 우상을 무너뜨릴 수 있으며, 자기만족에 빠져 거만하게 하느님께 등을 돌리는 자들의 우상을 넘어뜨릴 수 있습니다.

겁먹지 마십시오. 비록 사나운 짐승들이 으르렁거리는 굴속에 던져진 다니엘보다도 더 무섭고 위험한 환경에 있을지라도, 아무것도 두려워 마십시오. 하느님의 팔은 그 무엇보다도 강하시며, 필요하다면 기적을 일으키실 것입니다. 굳은 믿음을 지니십시오!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기쁘게 믿고 사랑하며 책임감을 지니십시오. 우리 시대가 다른 세기들보다 더 나쁘지 않으며, 주님께서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심을 굳게 믿으십시오.

제가 알고 있는 어느 연로한 사제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하곤 하였습니다. “나는 말이야, 언제나 침착하고 평화롭다네.” 굶주린 사자들이 도처에서 으르렁거리는 이 세상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인도하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결코 평화를 잃어서는 안 되며 침착해야 합니다. 언제나 사랑하고 믿고 바라며, 주님께서 우리에게 필요한 온갖 기적을 일으키신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일 우리가 날마다 성인이 되려고 분투한다면, 우리 각자가 처한 세상 상황에서 자신의 일과 직업을 통하여, 일상생활 안에서 기적을, 필요하다면 지극히 놀라운 기적을 일으키는 도구로 하느님께서 쓰시리라고 확신합니다. 우리는 눈먼 사람을 보게 할 것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눈이 멀었으나 시력을 회복하고 그리스도의 찬란한 빛을 받게 된 수많은 사례들, 그리고 하느님의 자녀에게 선포되는 말씀을 예전에는 듣지도 전하지도 못하는 귀머거리, 벙어리였던 사람들의 사례를 얼마든지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의 감각은 정화되었고, 이제 동물이 아닌 사람으로서 듣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의 이름으로”(사도 3,6) 사도들은 예전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불구자, 달리 표현해서 해야 할 일은 알지만 실천하지 않았던 사람을 걸어 움직이게 할 수 있습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시오”(사도 3,6).

또 다른 사람은 죽어서 썩고 있었고, 시체에게서 나는 악취를 풍기고 있었습니다. 나인 고을에서 과부의 아들에게 일어난 기적처럼, 그는 하느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루카 7,14).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하신 것처럼, 그분의 첫 제자들이 한 것처럼, 기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여러분과 저는 그러한 기적의 수혜자들일 것입니다. 아마도 우리는 눈이 멀었거나, 귀가 들리지 않았거나, 몸이 마비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아마도 우리는 죽음의 악취를 풍기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의 말씀으로 절망적인 상태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만일 우리가 그리스도를 사랑한다면, 그분을 진심으로 따른다면, 더 이상 자신을 추구하지 않고 그분만을 찾는다면, 우리는 그분의 이름으로 우리가 자유롭게 받은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자유롭게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들인 우리가 아버지에게서 받은, 초자연적이고 인간적인 그러한 기회에 관하여 저는 끊임없이 가르쳐 왔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구속 사업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교회 교부들의 저술에서 이러한 가르침을 발견하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입니다. 대 그레고리오 성인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사람들에게 선을 행하라고 권고하여 그들 마음에서 악을 뽑아낼 때에 그들을 뱀에게서 해방시키는 것입니다. … 그리스도인들은 병자들에게 손을 얹어 병을 고쳐 줍니다. 그리고 그들의 이웃이 그의 선한 일에 손을 흔드는 것을 봅니다. 그들은 수많은 방법으로 도움을 베풀며 그들의 모범으로 이웃에게 힘을 불어넣습니다. 이러한 기적들이 영적인 영역에서 일어나 육신이 아니라 영혼에 생명을 준다면 더욱 위대합니다. 여러분도 약해지지 않는다면, 하느님의 도움으로 이러한 기적들을 일으킬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이가 구원되기를 바라십니다. 우리에게 이것은 초대인 동시에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책임입니다. 교회는 소수 특권층을 위한 피신처가 아닙니다. “누가 위대한 교회를 이 땅의 작은 부분일 뿐이라고 말합니까? 위대한 교회는 온 세상입니다.” 이렇게 묘사한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또 다음과 같이 덧붙입니다. “여러분이 어디에 가든지 그리스도께서 그곳에 계십니다. 여러분의 유산이 땅끝까지 펼쳐 있으니, 그것을 차지하십시오.” 그물을 기억합니까? 거기에는 물고기들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집이 가득 차기를 간절히 바라십니다(루카 14,23 참조). 그분은 아버지시며, 모든 자녀에게 둘러싸여 살기를 바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