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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길»에 영적 어린이 → 영적인 어린이의 생활 항이 있음.

거룩한 뻔뻔함은 영적 어린이의 삶의 특징입니다. 어린이는 아무 것도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지켜본다 해도 자신의 나약함, 천성적인 나약함을 천진스럽게 드러냅니다. 

그런 뻔뻔함을 초자연적 생활로 옮겨보면 이런 이론이 가능합니다. 칭찬은 경멸이고, 존경은 멸시이고, 명예는 수치이고, 건강은 병이고, 부유는 빈곤이고, 아름다움은 추함이다…. 

자, 좋습니다. 그것이… 어떻단 말입니까.

주님, 그것이 사실 아닙니까? 까다롭고 불쾌한 어떤 일에 순종해야만 했던 그 어린애 같이 순수한 사람이 쩔쩔매다가 “예수님, 제가 인상을 찡그리지 않게 해주소서!” 하고 속삭였을 때, 주님께서 그 말에 커다란 위로를 받으셨다는 것 말입니다.

영적 어린이의 삶에서는 ‘어린이’들의 말이나 행동이 결코 유치하거나 어리석지 않습니다.

잊지 마십시오. 어리석은 아이여, 하느님의 사랑이 그대를 전능케 해주었다는 것을.

아이여, 감실을 ‘기습하는’ 그대의 사랑스러운 습관을 잃지 마십시오.

내가 그대를 ‘착한 아이’라고 부를 때, 그대를 수줍어하거나 겁 많은 사람으로 여긴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만일 그대가 남자답지 않고 정상적인 사람도 아니라면, 그대는 사도가 되기는 커녕 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

착한 아이여, 예수께 매일 여러번 이렇게 말씀드리십시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대의 나약함 때문에 곤경에 처했을 때 슬퍼하지 마십시오. 성 바울로처럼 자신의 약점을 자랑하십시오. 아이들이 어른을 따라한다고 해서 비웃음을 받지는 않으니 말입니다.

그대의 결점과 불완전함과 심지어 그대의 타락까지도 하느님으로부터 그대를 떼어내지 못하게 하십시오. 연약한 아이는, 만일 신중하다면, 하느님 아버지 곁에 머물러 있으려고 합니다.

그분께서 요구하시는 그런 작은 일들을 해나갈 때 짜증이 나더라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대는 웃게 될 것입니다. 

자신을 떠보는 아버지에게 손에 든 사탕을 줄까 말까 망설이는 순진한 아이를 본적이 없으십니까? 결국 아이는 싫으면서도 줍니다. 사랑이 승리한 것이죠.

일을 잘해보려고, 정말 잘해보려고 할때 그대는 오히려 일을 망치고 맙니다. 예수님 앞에 자신을 낮추고 이렇게 말씀드리십시오. 제가 얼마나 그르치는지 보셨지요? 만일 당신께서 저를 아주 많이 도와주시지 않는다면 저는 더 엉망으로 할 것입니다! 

당신의 아이를 불쌍히 여기소서. 당신도 아시다시피 날마다 제 인생의 책에 중요한 페이지를 기록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저는 너무 서툴러서 주님이 제 손을 잡고 인도하지 않으시면 저의 펜은 품위있는 필치 대신에 아무에게도 보여줄 수 없는 얼룩이나 휘갈긴 글씨만 남길 것입니다. 

이제부터 예수님, 언제나 우리 둘이서 함께 글을 쓰기로 해요.

나의 사랑이시여, 제가 얼마나 서투른지 인정하나이다. 누군가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어주려 하다가도 되레 고통을 주고 맙니다. 

제 영혼의 예법을 세련되게 다듬어주소서. 어린이 같은 거친 씩씩함 안에 상냥함과 애정을, 어린이들이 솟구치는 사랑으로 부모에게 보여주는 다정한 그런 표현들을 제게 주시길 원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