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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에는 전 세계 도시와 마을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우리 주님과 함께 행진합니다. 성체 안에 숨으신 채로 주님께서는 당신이 지상에 계실 때와 똑같이 거리와 광장을 지나 주님을 보고 싶어 하는 이들을 만나기 위해 나아가십니다. 뿐만 아니라, 당신을 찾지 않는 이들에게도 다가가십니다. 그렇게 해서 다시 한번 당신 백성들 속으로 오시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신 주님의 이 부르심에 어떻게 응답해야 할까요?

사랑의 외적 징표는 마음으로부터 와야 합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이 자신들의 삶을 통해 사랑을 증거함으로써 표현됩니다. 만약 주님의 몸을 받아모심으로써 우리가 새롭게 되었다면, 우리는 그 사랑의 징표를 내보여줘야 합니다. 우리의 생각이 진정한 것이며, 평화와 자기희생과 섬김으로 가득하기를 기원합시다. 우리가 하는 말이 항상 진실되고 명확하며 올바른 때에 올바른 얘기를 하도록 간구합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위로와 도움과, 특별히 하느님의 빛을 가져다주도록 기도합시다. 그리고 우리의 행동이 언제나 한결같고, 효과적이며, 올바르게 해달라고 청합시다. 그래서 우리의 행동이 “그리스도의 향기” (2코린 2,25)를 내뿜어 그분이 좋은 일을 하셨던 바로 그 방식을 떠올리게 합시다.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의 행렬은 전 세계 마을과 도시에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시도록 만듭니다. 하지만 그분의 현존은 한 번 듣고 잊어버리는 소음처럼 대축일날 하루로 그칠 수 없습니다. ‘성체 성혈 대축일’의 행렬로부터 우리는, 매일매일 이어지는 우리의 일상 활동에서 우리 주님을 발견해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려야 합니다. 대축일의 장엄한 행렬 곁에 나란히 그리스도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살아가는 일상의 삶들이 소박하고도 조용한 행렬을 이루고 있습니다. 각각의 그리스도인들은 여러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이며, 다행히도 신앙과 거룩한 임무를 받아 가진 이들입니다. 그들이 수행하는 거룩한 임무란 이 땅에서 주님의 메시지를 새롭게 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결점이 없을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실수를 하고 죄도 짓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계시며, 우리는 언제라도 그분의 도구로 쓰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리스도인은 세상 사람들 속에서 자신의 행보를 계속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 우리의 영혼이 복된 성체를 위해 헌신하게 해달라고 주님께 부탁드립시다. 그래서 주님과 우리의 관계가 기쁨과 평화, 그리고 정의를 위한 열망을 불러올 수 있도록 간청합시다. 그렇게 하면 다른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훨씬 더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인류 활동의 중심에 그리스도를 모실 것이고, 그럼으로써 예수님의 약속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나는 땅에서 들어 올려지면 모든 사람을 나에게 이끌어 들일 것이다.” (요한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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