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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하느님의 친구들»에 초자연적인 생활 → 덕목과 선물 항이 있음.

그리스도인이 그러한 덕목들을 얻으려고 싸울 때, 그 영혼은 성령의 은총을 풍성하게 받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위로자 성령의 작용에 힘입어 선한 인품이 그 영혼 안에서 더욱 강건해집니다. “영혼의 기쁜 손님”(성령 강림 대축일 부속가)이신 성령께서 풍성한 선물, 곧 지혜, 통찰, 의견, 용기, 지식, 공경, 경외의 은사를 부어주십니다(이사 11,2 참조).

성령의 은사를 받은 그리스도인은 기쁨과 “평화”(갈라 5,22), 유쾌한 평화, 쾌활함이라는 인간적 덕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내적 기쁨을 경험합니다. 눈앞에서 모든 것이 붕괴되는 것처럼 보이는 바로 그 순간, 우리는 정반대의 진리를 깨닫습니다. “당신은 제 피신처 하느님이십니다”(시편 43,2). 하느님께서 내 영혼 안에 머무시면, 다른 모든 것은 그것이 아무리 중요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일시적으로 지나가는 것이지만,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 영원히 굳건하게 서 있습니다.

공경의 은사를 통하여, 성령께서는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임을 확실하게 깨닫도록 도와주십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인데 어찌 슬플 수가 있겠습니까? 슬픔은 이기심의 최종 산물입니다. 만일 우리가 참으로 하느님을 위하여 살기를 바란다면, 우리에게 비록 잘못이 있고 비참한 상황에 빠지더라도 언제나 쾌활함이 넘칠 것입니다. 쾌활함은 우리를 기도 생활로 이끌고, 기쁨의 찬미 노래를 부르게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노래를 부르기 마련입니다.

아주 오래전, 날마다 확신이 더욱 강해지는 가운데 이런 글을 썼습니다. “예수님께 모든 희망을 두어라. 너 자신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고, 아무런 가치도 없으며,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분 안에서 너 자신을 버리기만 한다면, 그분께서 몸소 행동하실 것이다.” 세월은 흘렀고, 그러한 확신은 더욱더 강해지고 깊어졌습니다. 하느님께 그러한 희망을 둔 영혼들을 저는 많이 보았습니다. 그들은 놀라운 사랑으로 불타올랐습니다. 그들의 뜨거운 심장은 힘차게 뛰었으며, 때로는 커다란 고통에 시달릴 때에도 낙심과 실의를 이겨 냈습니다.

오늘 미사의 독서는 매우 감동적입니다. 여러분에게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리라 생각합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통하여 하느님께서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참된 삶이 펼쳐져야 하는 토대를 형성하는 거룩한 향주삼덕을 묵상하도록 도와주십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에 다시 한 번 귀를 기울여 봅시다. “믿음으로 의롭게 된 우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과 더불어 평화를 누립니다. 믿음 덕분에,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가 서 있는 이 은총 속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리라는 희망을 자랑으로 여깁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환난도 자랑으로 여깁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환난은 인내를 자아내고 인내는 수양을, 수양은 희망을 자아냅니다. 그리고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로마 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