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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길»에 겸손 → 겸손과 자아 포기 항이 있음.

그대의 성격은 강하지 않습니다. 모든 일에 참견하려는 그 조바심이란! 그대는 모든 음식에 소금이 되려고 기를 씁니다. 그런데 내가 분명히 짚고 넘어간다고 불쾌하게 생각지 마십시오. 그대는 소금이 될 자질이 부족합니다. 그대는 소금처럼 녹아서 눈에 띄지 않게 사라질 줄 모릅니다. 그대는 희생정신이 모자란 반면 호기심과 과시의 기운은 그득합니다.

자신의 판단을 기꺼이 양보하는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어렵지요… 하지만 그것이 하느님 보시기에 얼마나 기쁜 일인지 모릅니다!

특별한 호의에 감사하는 것처럼, 그대가 자신에 대해 느끼는 그 거룩한 경멸에 감사하십시오.

주님의 일을 게을리하거나 마지못해 한다면, 고의적으로 혹은 ‘약삭 빠르게’ 자신의 의무를 줄이는 방법을 찾는다면, 자신과 자신의 안일만 생각한다면, 대화가 무성의하고 쓸모없다면, 소죄를 혐오하지 않는다면, 인간적인 동기에서 행동한다면 그대는 미지근한 것입니다.

아, 그대가 만일 자신의 야망, 자신의 허영, 자신의 쾌락… 을 만족시키려는 것과 같은 열성으로, 하느님을 진지하게 섬기기로 결심한다면!

그대가 지닌 덕이 떠들썩한 것이 아니기를.

지식, 명성, 말솜씨와 능력이 뛰어난 그대. 하지만 겸손하지 않다면 그대는 아무 가치가 없습니다.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그 자아를 뽑아버리십시오, 하느님께서 도와주실 것입니다. 그런 후에 비로소 그대는 그분의 사도군단 말단 자리에서 그리스도를 위해 일을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적인 위로들을 잃은 그대는 고독감을 느낀 채 홀로 남아있었습니다. 마치 텅 빈 컴컴한 나락에서 가느다란 외줄에 매달린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그대의 외침을, 도와달라는 그대의 절규를 들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대는 그렇게 버림받아 마땅합니다. 겸손해지십시오. 자기 자신을 찾지 마십시오. 위로를 찾지 마십시오. 십자가를 사랑하십시오. 그것을 참아내는 것만으론 충분치 않습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그대의 기도를 받아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조만간 그대의 감각에 평정이 깃들게 될 것입니다. 또한 그대의 마음은 다시 잠겨질 것이고, 그대는 평화를 누릴 것입니다.*

* 161, 188 편집자 주 '일곱개의 자물쇠' 참조

오 나의 하느님, 제 자신에 대한 신뢰는 매일 점점 작아지고 당신께 대한 신뢰는 매일 점점 커집니다!

그대 자신의 뜻, 그대 자신의 판단. 바로 그것 때문에 당신이 불안한 것입니다.

“모든 영광을 하느님께 Deo omnis gloria” 이는 우리 존재가 무無라는 단호한 고백입니다. 예수님 그분이 전부이십니다. 그분 없이는, 우리는 아무 가치도 없습니다. 무無. 

우리의 허영은 이런 것입니다. 헛된 영광. 그것은 신성을 모독하는 도둑질이 될 것입니다. 어디서고 ‘나’라는 것이 나타나선 안됩니다.

하느님께 ‘모든’ 영광을 드리십시오. 은총에 힘입어, 낱낱의 행실에서 자신의 뜻을 완전히 ‘째내십시오.’ 그리하여 교만과 자기 만족의 기미가 남아있지 않게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