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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님께서는 그대에게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 한가운데서 가야 할 길을 분명히 보게 해주셨습니다. 그런데도 그대는 이름 없는 사람이 되어 가장 먼 구석에서 아무도 모르게-오직 하느님과 그대만이 알게-일하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고 종종 생각했다고 말합니다. (비록 끝에 가서는 그것이 편함을 찾는 길이라고 인정했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일본에서 선교사로 일한다는 생각과는 별개로, 단지 그렇게 남모르는 희생적 삶을 살았으면 하는 생각이 그대 마음에 떠오른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거룩하고 자연스러운 책무들을 수행하는 것은 그대의 소명이 아니라고 여기면서 그런 책무들에서 벗어나 수도 단체에 “숨으려” 한다면 그대는 행복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대에게는 평화가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아니라 그대의 뜻을 행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대의 ‘성소’는 의무 불이행이라는 다른 이름이 되고 말 것입니다. 신성한 영감을 받은 것이 아니라 다가오는 전투를 마주하기를 순전히 인간적으로 꺼리는 것이 되고 말 것입니다.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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