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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하느님의 친구들»에 예수 그리스도 → 그리스도의 상처 항이 있음.

우리가 예수님의 지극히 거룩하신 인성을 참으로 공경하고 사랑할 때, 그분의 상처를 하나하나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견디기 어려운 정화의 고통을 겪을 때에, 달콤함과 쓰라림의 눈물을 함께 흘릴 때에, 최선을 다해 숨을 곳을 찾을 때에, 우리는 주님의 지극히 거룩한 상처 하나하나 속으로 들어갈 필요를 느낄 것입니다. 우리는 그 구원의 보혈 속에서 정화되고 강해지고 기쁨을 누릴 것입니다. 성경에서 묘사하듯, 폭풍우를 피하려고 바위틈을 찾는 비둘기처럼(아가 2,14 참조) 우리는 그곳으로 갈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와 친밀해지려고 이 피난처 속으로 숨습니다. 우리는 그분에게서 위로의 말씀을 듣고 그분의 아름다운 모습을 봅니다(아가 2,14 참조). “주님의 목소리가 아름답고 듣기 좋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복음의 은총을 이미 받은 사람입니다. 복음의 은총을 받은 사람은 영원한 생명의 말씀을 받은 사람입니다.”

우리가 관상의 길에 있다는 이유로 온갖 산란한 감정에서 완전히 벗어났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맙시다. 만일 우리가 그리스도를 찾으려는 열망을 지니고 있다고 해서, 그리스도를 만나 알게 되고 그분 사랑의 달콤함을 즐긴다고 해서 죄를 짓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잘못일 것입니다. 여러분 자신도 경험하였겠지만, 저도 이 진리를 상기시켜 주고 싶습니다. 하느님과 인간의 원수인 사탄은 포기하지도 않고 쉬지도 않습니다. 우리 영혼이 하느님과 열렬한 사랑에 빠졌을 때조차도, 사탄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때 영혼이 타락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을 악마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악마는 또한, 만일 아주 사소한 일에서라도 영혼이 주님을 거스르게 할 수만 있다면, 사람의 양심에 절망을 안기는 결정적 유혹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하느님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인 한 가엾은 사제의 경험에서 배우고 싶다면, 이런 말을 들려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육신이 자신의 잃은 권리를 되찾으려고 노력하거나, 더욱이 교만이 고개를 세우고 반항할 때에, 여러분은 서둘러 십자가 위에서 못에 박히고 창에 찔린 그리스도의 몸에 난 거룩한 상처들로 피신하여야 합니다. 영이 움직이는 대로, 그분의 거룩한 상처 안에 여러분의 모든 인간적 신적 사랑을 내려놓으십시오. 주님과 일치를 추구한다는 것은 이런 뜻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형제로서 그분의 피를 나누고, 우리를 예수님께 데려가신 성모님을 같은 어머니로 모시는 자녀임을 느낀다는 것은 이런 뜻입니다.

우리는 어릴 때 배운 간단하면서도 매력적인 소리 기도로 시작하였습니다. 우리는 결코 기도를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어린이처럼 천진난만하게 시작한 기도가 이제 넓고 부드럽게 흐르는 시냇물 속으로 퍼져 갑니다. 우리의 기도는, “나는 길이다.”(요한 14,6)라고 말씀하신 분과 우정을 맺는 길로 들어섭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참으로 사랑한다면, 우리가 거룩한 두려움으로 창에 찔린 그분 옆구리에 난 상처 속으로 피신한다면, 그때 주님의 약속이 실현될 것입니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요한 14,23).

이제 우리 마음은 거룩하신 성삼위를 각각 구별하여 흠숭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치 어린이가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눈을 뜨듯이, 영혼이 초자연적 삶에서 어떤 발견을 하게 됩니다. 이 영혼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과 더불어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며, 생명을 주시는 위로자 성령, 인간 측의 어떠한 공로도 없이 자신을 내어 주시는 분, 온갖 선물과 초자연적 덕들을 선사하시는 성령의 업적을 기쁘게 받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