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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사랑의 담금질»에 신심 → 신심 생활 항이 있음.

그대 영혼에 깊이 각인될 때까지 그치지 않고 되풀이하고자 하는 말은 ‘신심, 신심, 신심’입니다. 그대에게 사랑이 부족하거나 없다면, 그것은 그대의 성격에 결함이 있어서가 아니라 내적 생활이 고갈되어서일 것입니다.

신심 생활을 통해, 그대는 하느님의 자녀이자 그리스도인이라는 그대의 조건에 적합한 덕행들을 실천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이런 덕행들과 함께 그대는 작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단히 큰 영적 가치들을 두루 얻게 될 것입니다. 그것들은 빛나는 보석과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동료 인간들을 섬기는 가운데 그것들을 모아 하느님 옥좌에 바쳐드립니다. 소박함, 쾌활함, 충성스러움, 평화, 자그마한 포기 행위들, 알지 못한 채 지나치는 사소한 봉사 행위들, 성실한 책무 이행, 그리고 친절함이 바로 그러한 것들입니다.

저는 기도실에 들어갈 때마다 다시 한번 어린 꼬마가 되어 주님께 다른 누구보다도 주님을 더 사랑한다고 말씀드린답니다.

주님께 말씀드릴 때, 비록 그대의 말이 온통 빈말이라 하더라도, 그리스도교적 완덕에 이르도록 더 투신하게 해 달라고, 더욱 확고하게 진보하게 해달라고 청하십시오. 그대가 더욱 불타오르도록 해달라고 청하십시오.

파라클리토 성령께 말씀드리는 것으로 그치지 마십시오. 그분 말씀에도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대여! 기도할 때, 그대에게 하느님의 자녀임을 깊이 깨닫게 해줄 수 있는 저 어린 시절을 회상해 보십시오. 그대는 아버지에 대한 자녀의 사랑으로 가득 차지 않았던가요. 전에 그대가 마리아를 통하여 예수님께 갔음을 생각하십시오. 예수님을 그대는 벗으로 형제로 연인으로 경배하지 않습니까.

이 충고를 받아들인 뒤에 그대는 이 순간까지 성령께서 그대 영혼 안에 거처하시면서 그대를 성화하신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으나 성령의 현존에 관한 진실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대에게는 이 충고가 필요했습니다. 이제 그대는 그대 안에 계시는 그분의 사랑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대는 그분께 말씀을 건네고 그분의 친구가 되고 그분을 신뢰하고 싶어 합니다. 광을 내고 솎아내고 다시 불을 밝히는 그분의 일을 도와드리고 싶어 합니다.

그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그대는 생각했지요. 그분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기를 나는 강조합니다. 그분께서는 그대에게 힘을 주실 것입니다. 그대가 원하기만 한다면, 그분은 온갖 것을 하실 것입니다. 그러니 그대는 원하십시오!

그분께 이렇게 기도하십시오. “거룩하신 손님이시며 스승이시며 빛이시며 인도자이시며 사랑이시여, 제가 당신을 참으로 제 안에 기쁘게 모셔 들이고 당신께서 제게 가르치시는 교훈에 귀 기울이게 하소서. 제가 당신을 위한 열성으로 불타오르게 하시고 당신을 따르고 사랑하게 하소서.”

마음이 메마르다고 느끼더라도 자발적으로 또 사랑으로 신심 생활에 인내하십시오. 게으른 학생이 학기가 끝나기만을 고대하고 구치소에 있는 경범죄자가 감옥 문이 열려 옛 생활로 돌아가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그대가 신심 행위나 일을 마치기까지 남은 시간을 계산하고 있는 것을 알고는 스스로 놀란다 해도 괘념하지 마십시오.

실제적이고 효과적인 결의를 굳히고 인내할 것을 나는 강조합니다. 잠시도 멈추지 말고 신심 수단을 활용하십시오.

일부 가련하고 변변찮은 그리스도 신자들이 자신들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 곧 아내와 자녀와 친구에게 매일같이 표현하는 그 부드럽고 세련된 사랑을 우리 같은 사람들은 어떻게 예수님께 보여드려야 할지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각성해야 합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를 늘 더욱 사랑하기 위해 그분을 찾아야 하고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연애하는 것과 같아 서로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두 사람이 서로 알지 못한다면 정말로 서로 사랑하게 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사랑의 삶입니다.

날마다 더욱 ‘로마’ 가톨릭이 되어, 참되고 유일한 교회의 자녀들이 누리는 저 복된 지위를 사랑하십시오.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원하신 것입니다.

비록 기도에서 빛을 별로 얻지 못한다 해도, 답답하고 메마르게 느껴진다 해도, 신심 생활의 세세한 모든 면에서 항구하며 인내해야 한다는 것을 그대는 확실하고 늘 새로운 안목으로 숙고해야 합니다.

신심은 우리를 하느님과 가깝게 묶어주고 하느님을 위해 다른 이들과도 가깝게 엮어주는 끈입니다. 그들 안에서 우리는 그리스도를 보기 때문입니다. 신심이 없으면, 불화가 올 수밖에 없고 불화가 오면 그리스도교 정신을 모두 잃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