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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길»에 십자가 → 십자고상 항이 있음.

외롭고, 주목도 끌지 못하고, 가치도 없고… 몸이 달리지 않은 초라한 나무십자가를 볼 때마다, 그 십자가가 곧 그대의 십자가라는 점을 잊지 마십시오. 매일같이 짊어져야 하고 쉽게 눈에 띄지도 않고 광휘도 위안도 없지만 못박힐 몸을 기다리는 그 십자가의 주인공은 바로 그대여야 합니다.

그대는 내게 묻습니다. 

“무엇 때문에 저 나무십자가를?” 그래서 나는 *어느 편지를 인용합니다. 

“제가 현미경에서 눈을 뗄 때, 제 시선은 검고 텅 빈 십자가를 응시하게 됩니다. 몸이 달리지 않은 그 십자가는 하나의 상징입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피곤해 막 일을 포기하려고 할 때, 저는 다시 현미경에 눈을 대고 일을 계속합니다. 왜냐하면 그 외로운 십자가가 그걸 지고 갈 두 어깨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여기에 인용된 편지는 후안 히메네스라는 의사가 1938년 5월에 쓴 것입니다.

그대의 십자고상.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대는 십자고상을 지니고 다녀야 합니다. 그것을 일하는 책상 위에 올려놓으십시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거기 입을 맞추십시오. 그대의 가엾은 육체가 영혼에게 저항할 때도 그대의 십자고상에 입을 맞추십시오!

비결이 뭐냐고요? 

베드로와 바울로, 도미니코와 프란치스코, 이냐시오와 하비에르의 것과 똑같습니다. 

십자가와 복음. 혹시 그것들이 시시해보입니까?

주님, 만일 당신의 뜻이라면 저의 이 가엾은 육신을 십자고상으로 만들어주십시오.

그대는 기억합니까? 해가 질 무렵 그대와 나는 기도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근처에서 물의 속삭임이 들려왔습니다. 까스띠야 지방, 오후 한시, 정적 속에서, 아직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고 있다고 고뇌에 찬 탄식을 하고 있는 여러 나라 수많은 사람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대는 스스럼없이 십자고상에 입을 맞추면서 사도 중에 사도가 되게 해달라고 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