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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길»에 사도 → 도구가 되다 항이 있음.

젊은 토비아에게 해주셨던 것처럼, 그대가 착하고, 예쁘고, 게다가 부자인(이 말은 농담삼아 덧붙인 것입니다.) 아가씨와 성스러운 혼인을 하기까지 이끌어주시도록 그대의 청춘 시기를 성 라파엘 대천사의 보호아래 두라고 내가 충고했더니, 그대는 아주 점잖게 웃더군요! 

그런데 주님께서 그대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실지도 모르니 청년사도 성 요한의 도움도 받을 수 있도록 해두라고 충고했을 때는 그대가 얼마나 심각해졌는지 모릅니다.

그대는 자신이 비참한 인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사실 그대는 비참합니다. 그런데도, 아니 오히려 그것 때문에 하느님께서 그대를 찾으셨습니다. 

그분은 언제나 부적절한 도구들을 쓰십니다. 그 ‘사업’이 그분의 일이라는 것을 드러내시려고 말입니다. 

그분은 그대의 순종만 바라십니다.

금이나 강철, 백금이나 쇠 같은 도구가 되십시오.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습니다. 

섬세한 것도 있고, 거친 것도 있습니다. 다 쓸모가 있습니다. 저마다 그 역할이 있습니다. 누가 목수의 톱이 의사의 핀셋보다 덜 유용하다고 말하겠습니까? 

그대의 의무는 도구가 되는 것입니다.

좋아요, 그래 어떻다는 겁니까? 맨처음 그대를 끌어당긴 하느님의 불은, 그대에게 열정을 불러일으켰던 빛과 열기를 주는 것 외에, 가끔 도구가 나약해서 연기도 뿜어내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속으로 자신이 완전하다고 생각할만큼 교만하지 않다면 그 이유만으로 그대가 영혼을 위한 사도직을 그만둔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일. 일이 있습니다. 연장들이 녹슬어선 안됩니다. 녹과 곰팡이를 방지할 수 있는 ‘규칙들’도 있습니다. 그것을 실천만 하십시오.

“저 사람은 목수의 아들 아닌가? 저 사람은 마리아의 아들 목수 아닌가? Nonne hic est fabri filius? Nonne hic est faber, filius Mariae?” 

예수께 대한 이 말. 그대가 ‘결정적’으로 하느님의 뜻을 수행하려고 할 때, 하느님의 도구가 되기로 마음 먹었을 때, 그대는 놀람과 조롱섞인 이 말을 들을 가능성이 아주 많습니다. “저 사람은 그 사람 아닌가…?” 

아무 말도 하지 마십시오. 그대가 하고 있는 일이 그대의 사명을 입증하게 하십시오.

이제 그분께 헌신했으니 하느님 사람으로서의 그대 임무를 강하게 각인시켜 줄 새로운 삶, 확인 ‘도장’을 재차 찍어주시라고 그분께 청하십시오.